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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리뷰] 위플래쉬 – 완벽을 강요당한 청춘, 그 끝은 천재인가 광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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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정보>

제목 : 위플래쉬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06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1. 줄거리 – 광기의 리듬 속에서 피어나는 천재의 절규

"재즈는 실수하지 않아. 단지 누군가가 틀렸다고 말할 뿐이지."

뉴욕 최고의 음악 학교 셰이퍼 음악원에 재학 중인 신입생 앤드루 니먼은 세상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재즈 드러머가 되고자 꿈꾼다. 그는 뛰어난 실력과 야망을 가졌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불안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내면을 지닌 소년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셰이퍼 내 최고의 스튜디오 밴드를 이끄는 전설적인 지휘자 테런스 플렛처가 앤드루를 자신의 밴드로 발탁한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플렛처는 상식을 벗어난 교육 방식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고함, 모욕, 협박, 심지어 폭력적인 언어를 서슴지 않는다. 그는 단 하나의 완벽한 소리를 위해 학생들을 몰아세우고, 끝없이 연습하게 만든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재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오직 광기와 같은 집착과 고통을 견디는 강인한 정신력만이 허락된다.

앤드루는 그 지옥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손에서 피가 나도록 드럼을 치고, 인간관계를 끊으며 오직 음악만을 위해 자신을 갈아 넣는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멀어지고,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점점 파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서 그의 삶은 오직 ‘플렛처의 인정을 받는 것’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플렛처는 그런 앤드루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예고 없는 대체, 무대 위 공개 망신, 심지어 교통사고 직후에도 드럼을 치게 만드는 가학적인 상황까지.

결국 앤드루는 한계에 도달한다. 더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 학교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우연히 다시 플렛처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플렛처의 초청으로 한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된 앤드루. 그는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에는 지휘자조차 몰랐던 곡을 스스로 시작하며 무대를 주도해 나간다. 그의 드럼은 점점 더 광기를 품고, 고통 속에서 쌓아온 집착은 마침내 폭발한다. 그리고 그 순간, 둘 사이에 흐르던 긴장과 갈등은 하나의 음악으로 결합되며, 전설적인 연주가 완성된다.


2. 등장인물 – 음악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불협과 화음

  • 앤드루 니먼 (마일즈 텔러): 최고의 재즈 드러머를 꿈꾸는 젊은 음악도.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며, 결국 스스로를 완전히 불태운다.
  • 테런스 플렛처 (J.K. 시몬스): 셰이퍼 음악원의 전설적인 교수. 완벽주의자이자 광기의 교육자. ‘위대한 음악은 고통 속에서 탄생한다’는 신념을 지닌 인물.
  • 니콜 (멜리사 베노이스트): 앤드루의 연인. 그러나 음악에 몰두하는 앤드루에게 외면당하며 멀어지게 된다.
  • 짐 니먼 (폴 라이저): 앤드루의 아버지로, 아들의 고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존재. 아들을 걱정하지만, 그의 집착을 막을 수는 없다.

3. 영화 리뷰 – 천재는 만들어지는가, 파괴되는가

"진짜 위대한 연주는, 영혼이 무너진 자리에서 태어난다."

위플래쉬는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본질은 인간의 욕망과 집착, 그리고 자기 증명의 이야기다. 앤드루는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 아니다. 그는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인생의 모든 에너지를 단 하나의 목표—“위대한 뮤지션”—에 쏟아붓는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그는 자신을 던지고 또 던진다.

그에 맞서는 플렛처는 교육자라기보다 조련사에 가깝다. 그의 방식은 폭력적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곁에서 무너진다. 하지만 플렛처는 그렇게 말한다. “내가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찰리 파커도 영원히 평범한 색소폰 연주자였을 것이다.” 그는 압박을 통해 위대함을 끌어내려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몇 명의 찰리 파커를 놓쳐야 하느냐다.

영화의 마지막 10분, 앤드루의 드럼은 더 이상 학생의 연주가 아니다. 그는 악보를 거부하고, 자신의 템포로 플렛처를 따라잡는다. 처음으로 지휘자가 아닌 연주자가 무대를 주도한다. 드럼은 점점 격렬해지고, 청중의 얼굴은 경악과 감동 사이를 오간다. 마지막 박자를 치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작게 웃는다. 그 짧은 눈맞춤 속에는 고통, 증오, 이해, 그리고 무언의 존중이 모두 담겨 있다.

위플래쉬는 질문을 던진다. '위대한 예술은 반드시 고통을 동반해야 하는가?' 앤드루는 그 질문에 몸으로 답한다. 플렛처는 그 답을 음악으로 듣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충돌과 화합 속에서, 잊지 못할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고통 끝의 연주는 찬란했고, 그 순간 앤드루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닌, 하나의 전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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