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제목 : 로비
장르 : 드라마, 코미디
상영시간 : 106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1. 줄거리 – 기술과 사람이 맞붙는 4조 원의 로비 게임
"실력만으로는 안 돼.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기술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 그는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통해 회사를 대기업 반열에 올리고자 한다. 마침 4조 원 규모의 국책 사업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사업 수주에 도전장을 던진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냉정하고 복잡하다.
프로젝트의 결정권은 조향숙 국장에게 있지만, 관건은 남편 최우현 실장을 통한 '비공식 로비'에 있다. 그는 열렬한 골프 애호가로, 창욱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프로 골퍼 진세빈을 찾아가 골프 특훈을 받기 시작한다. 기술로 승부하려던 창욱이 이제는 필드 위 인간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다.
한편, 경쟁자 손광우는 연예인 마태수를 앞세워 조 국장에게 접근하고, 그들의 로비는 한층 더 교묘하고 치밀하게 진행된다. 창욱은 친구 박용훈과 함께 전략을 세우며 골프를 수단으로 삼아 진심을 전달하려 애쓴다.
결정적인 라운딩 날, 필드 위에서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심리전이 펼쳐진다. 웃음 뒤에 감춰진 압박, 겉치레 뒤에 숨어있는 본심, 말 한마디로 수십 억이 오가는 현실 속에서 창욱은 점점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본질을 되돌아보게 된다. 과연 그는 이 4조 원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진짜 ‘성공’이란 무엇일까?
2. 등장인물 – 로비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
- 윤창욱 (하정우)
기술 하나로 정면 승부하려 했던 스타트업 CEO. 로비라는 낯선 세계에 발을 들이며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 최우현 (김의성)
조향숙 국장의 남편이자 골프 애호가. 모든 로비의 키를 쥔 인물. - 진세빈 (강해림)
프로 골퍼이자 창욱의 개인 교습사. 골프 기술뿐 아니라 멘탈까지 단련시키는 조력자. - 박용훈 (이동휘)
창욱의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 현실 감각이 뛰어난 실무형 브레인. - 손광우 (박병은)
사업 수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자. 영리하고 집요한 전략가. - 조향숙 (강말금)
국책사업을 결정하는 실세 관료. 조용하지만 무게감 있는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에 선다. - 마태수 (최시원)
유명 배우이자 손광우의 로비 수단. 세련된 이미지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3. 영화 리뷰 – 골프채를 든 자, 전략을 읽다
영화 〈로비〉는 단순한 비즈니스 코미디가 아니다. 한국 사회의 민낯을 유쾌하지만 날카롭게 파고드는 블랙코미디이자, 인간의 욕망과 관계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드라마다.
주인공 윤창욱은 기술력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순수한 인물이다. 하지만 거대한 시스템은 그런 이상주의자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로비’라는 복잡하고 비공식적인 세계에 휘말리며 점점 현실을 배워간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성장이다.
하정우는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는다. 기술자이면서도 인간적인 약점을 가진 인물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김의성, 박병은, 강말금 등 조연진 역시 각자의 입장에서 로비의 윤리와 전략을 유쾌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로비〉는 골프라는 배경을 유쾌하게 활용한다.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를 함께 담는 골프 코스 위에서 인물들은 겉으로는 웃으며 대화를 주고받지만, 속으로는 수많은 계산이 오간다. 이 과정은 실제 한국 사회의 인간관계를 은유하는 듯하다.
연출은 깔끔하고 간결하며, 템포는 빠르다. 각 씬의 구성이 명확해 이야기 흐름이 경쾌하게 전개되고, 관객은 복잡한 이야기 속에서도 이탈하지 않는다. 또한 골프 특훈 장면, 술자리 신경전, 필드 위 최종 대결 등은 몰입감 높은 연출과 타이밍으로 인상 깊은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단점이라면, 후반부 전개가 다소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말보다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한 남자가 '로비'라는 시스템을 마주하며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신념을 지켜가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국 〈로비〉는 사회의 이면을 유머와 통찰로 풀어낸다. 골프채 대신 전략을 휘두르고, 공 대신 감정을 굴리는 이 게임에서 우리는 어느새 관객이 아닌 참가자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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